한신대학교 구약개론(학부) 게시판

     이 름 박경철
     제 목 출애굽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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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출애굽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

[출애굽기]는 “야곱과 함께 ... 이집트로 내려간 이스라엘의 아들들의 이름은 이러하다”(출 1:1)로 시작한다. 히브리 성서는 “그리고 이것들은 이름들이다...”로 시작하는 “베엘레 쉐모트”가 책의 이름이다. 출애굽기의 이와 같은 시작은 왜 야곱(이스라엘)의 아들들이 이집트로 내려가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그 앞의 책인 창세기와의 연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출애굽기의 첫 단어에 접속사 “그리고”를 쓰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창세기와의 연결을 의도하는 그 첫 번째 증거이기도 하다. 아울러 애굽으로 내려가게 된 경위의 설명은 앞으로 전개될 애굽에서의 탈출을 위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출애굽기(Exodus)] 책명은 70인역과 불가타역에서 가져온 것으로 그 중요 내용에 의거해 ‘애굽을 탈출한 기록’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실상 전체 40장에서 애굽을 탈출한 이야기는 앞부분인 1-12장까지 만이다(홍해바다까지 추적해 온 애굽의 병사들을 따돌린 기적과 그에 대한 찬양의 노래까지를 포함하면 15장까지 연결될 수도 있지만, 실제 애굽에서의 탈출기는 유월절 기원의 장을 설명하는 12장까지이다). 그 뒤는 시내산에 이르는 광야여정과 시내산에 도착(19장)한 이래 하나님과의 계약체결과 그 뒤에 여러 법조항들이 뒤따른다. 시내산을 떠나는 이야기는 레위기를 거쳐 비로소 민수기 10장에 가서야 나온다. 이른바 ‘시내산 전승단락’이라 불리는 출 19장에서 민 10:10 까지의 긴 단락에는 오경의 모든 율법 조항들이 들어 있다. 이는 출애굽기가 애굽에서의 탈출을 시내산에서의 계약체결과 율법수여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출애굽기는 회막을 만들게 되는 것으로 끝을 맺고(40장), 레위기의 시작은 바로 이 회막에서 야훼가 모세를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레 1:1). 회막 안에 계신 야훼가 출애굽기와 레위기의 연결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출애굽기 읽기는 어떻게 야훼가 회막 안으로 들어오시게 되었는가 하는 면에 주의를 기울여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야훼가 어디에 계시는가’의 신학적 문제이기도 하다. 야훼의 등장은 출애굽기에서 매우 중요하다. 모세를 부르는 장면에서 야훼의 이름이 계시되고(3:14-15), 특히 조상들에게 ‘전능하신 하나님’(엘 샷다이)으로 나탄 것과 구분하여 처음으로 ‘야훼’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을 강조하고 있음이 그렇다(6: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야훼는 조상들의 하나님과 동일시하고 있다(3:15). 야훼의 등장이 곧 출애굽신앙고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이라면, 그 야훼는 어디에 계시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야훼가 어디에 계시는지를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출애굽기는 이를 중요하게 묘사한다. 애굽에서의 탈출(출애굽)을 인도하시는 야훼에 대한 표현이 구름기둥(낮)과 불기둥(밤)이다(13:21f.; 14:19.24). 이스라엘을 인도하시는 야훼는 그의 기적적인 구원사건을 통해 나타난다. 홍해(갈대바다/얌숩)에서의 기적사건에서 야훼는 “나(야훼)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으로 말한다(14:17f.; 15:6). 만나의 기적사건에 대한 예시도 “야훼의 영광”을 보게 될 것으로 말한다(16:7). 그런데 그 야훼의 영광이 어떻게 눈에 보이는가? 바로 구름이다(16:10). 모세가 야훼를 시내산에서 만나게 될 때, 언제나 구름이 등장한다(19:9.16; 24:15-18). 법궤가 만들어 지고, 법궤를 안치했던 성막이 세워진 다음,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제나 구름이 인도하는 길을 따라 갔다. 구름이 가던 길을 멈추면 그 자리에 장막을 쳤고, 구름이 머무를 때 까지 움직이지 않았으며, 구름이 떠오르면 그제야 장막을 거두고 구름을 따라 나섰다(40:36f.; 레 16:2; 민 9:15-22). 야훼가 회막에 계신다는 것은 곧 야훼의 영광이 회막(성막)에 가득 차는 것인데,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곧 구름이 회막을 덮는 모습이다(33:9f.; 40:34-38). ‘회막’은 ‘만남의 장막’이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를 만나게 되는 이스라엘의 삶의 가장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회막에 계시는 야훼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 회막, 성막은 곧 야훼께 제사(예배)를 드리는 장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막에 계시는 야훼를 만나러 가기 위한 모든 제의에 관련된 사항들이 출애굽기 다음인 레위기에 나오는 것이다.

출애굽기가 애굽에서의 탈출과 시내산 계약이후 회막봉헌으로 끝을 맺는다면, 이들의 관계는 무엇일까? 그 핵심이 야훼가 애굽에서의 탈출/해방을 위하여 모세를 부르는 장면에서 나타난다. 모세를 부르는 장면(3장)에서 야훼는 애굽에서의 해방의 목적이 단순히 고난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만이 아니라, 가나안 땅으로의 인도하심을 말한다(3:8). 애굽에서 바로의 억압만 끝나는 것으로 해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애굽에서 나오는 것이 목적이고, 그것은 곧 가나안 땅으로 가는 첫 발걸음이며, 이는 조상들과의 약속에 기인하는 것이다. 애굽에서의 해방과 가나안 땅으로의 인도하심을 약속하시는 하나님은 다름 아닌 창세기에 나온 조상들의 하나님이다(출 3:6.15-17; 6:3-5.8). 그런데 애굽에서 탈출해 곧장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다. 시내산에서 모세를 부르신 야훼는 해방을 위해 모세를 파송하게 된 그 증거로, ‘시내산에서 야훼를 예배’하게 위함이라는 것이다(3:12). 이는 모세가 바로에게 가서 히브리 백성들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는 장면에서도 계속 나온다(5:3.7*; 7:16; 8:1[7:26]; 8:8[8:4] etc.). 결국 출애굽기가 애굽의 탈출이 비록 중요한 내용일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출애굽기를 설명하기란 충분치 않다. 애굽에서의 탈출과 시내산에서의 예배(계약체결, 율법수여), 그리고 가나안 땅으로 가기 위한 이주/여행이 중요 주제다. 이는 출애굽기 앞에 있는 창세기와의 연결이며, 그 뒤에 나오는 레위기-민수기-신명기를 연결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출애굽기는 애굽에서의 탈출/해방의 의미와 시내산에서의 계약체결, 그리고 회막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법조항들이 오경이라는 큰 틀에서 어떤 관련을 맺으며 이루어져 있는가를 주목하며 읽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의 큰 주제들을 연결하는 세부 내용들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

첫째는 무엇보다도 이상의 주제들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곧 모세이다. 모세의 이동경로가 곧 이상의 중심 주제들을 연결하고 있다. 이는 모세의 죽음까지 연결된 오경 전체를 한 권으로 연결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모세는 오경과 예언서를 연결하는 교량역할도 한다. 그에 대한 평가(신 34:10: “그 뒤에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는 나지 않았다”)는 히브리성서 제1부 오경의 뒤를 잇는 제2부 예언서(느비임)과의 연결이며, 여호수아의 등장 역시 모세와의 연결이다(수 1:1-5).

둘째, 애굽 탈출과 시내산으로 가는 광야여정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불평주제들은 시내산 도착 이전과 시내산을 떠나 모압에 이르기 까지 반복되는 주제로, 이는 계약백성 이전과 그 이후 모두 동일한 모습으로, 이는 앞으로(이스라엘 역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내리게 되는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의 주제들을 이루어 가는데 그 목적이 들어있다.

셋째, 애굽에서의 탈출이 그리 쉽지 않았다는 것을 출애굽기는 애굽에 내린 10가지 기적과 재앙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7:14-12:36). 그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 이는 애굽의 백성들과 이스라엘 백성, 그 후손에 이르기 까지 ‘야훼가 누구’인지를 알리려 함에 있다(10:2). 야훼를 알리게 하는 것, 야훼가 누구인지를 영원히 기념하는 것은 무엇을 통해 가능한가? 그것이 곧 해마다 반복되는 절기다. 열 번째 장자의 죽음에 대한 애굽에 내린 재앙은 이스라엘의 장자를 살리는 하나님의 구원사건이며, 이것이 결정적 출애굽의 동인이 되었다. 이를 기념하는 것이 곧 유월절이다. 이스라엘 절기의 가장 큰 의미는 기념이다. 곧 야훼 하나님의 구원사를 대대로 기념하는 것이다. 장자의 구원은 장자/초태생/첫수확 곧 십일조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중요한 신학을 갖고 있는 것이다. 출애굽기는 이스라엘의 원신앙고백인 출애굽신앙고백을 담고 있고, 이는 유월절을 통해 대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넷째, 시내산에 도착해 계약체결시 이스라엘은 ‘제사장의 나라’(19:6)가 된다. 이는 이스라엘과 열방의 관계를 말해주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제의공동체가 되고, 열방으로 하여금 야훼께 경배하도록 이끄는 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 나오는 여러 법조항(십계명, 계약법전: 20:22-23:33, 제의 십계명 34장)들은 바로 제사장의 나라로서의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섯째, 시내산 계약체결과 함께 이어지는 법률조항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제일먼저 20장에 십계명과 그 뒤에 나오는 계약법전(20:22-23:33)이 출애굽과 시내산 그리고 가나안 땅으로의 이주와 관련해 어떤 의미를 갖는가이다.

여섯째, 시내산 계약체결이후 첫 번째 돌판 깨지고 두 번째 돌판이 주어진 사건이다. 그 원인으로 제공된 아론의 금송아지 사건이 갖는 의미다. 특히 두 번째 돌판이 주어지면서 나타난 하나님의 자비에 관한 보도(34:6)의 의미에 관한 사항이다. 이스라엘 전체 역사와 관련하여, 북이스라엘의 멸망의 원인이 ‘여로보암의 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곧 단과 베텔에 세운 금송아지를 제거하지 못했던 것과의 관련이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멸망을 초래했고 바벨론으로 포로로 잡혀갔다면, 포로에서의 귀환, 구원선포의 가능성의 이유가 하나님의 자비하심에 있다면(욜 2:13f. 욘 4:2), 출 34장의 두 번째 돌판 이야기와 어떤 신학적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일곱째, 시내산 계약체결이 제사장의 나라로서의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말해준다면, 그리고 이들에게 내려준 법을 보존하기 위한 언약궤 제작과 성막건축 그리고 그 안에서 제의를 드리기 위한 제의기구 및 제단에 관한 사항과 제사장 법규들은 금송아지 사건의 전후를 둘러싸고 있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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