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오르는 게(登山) 아니라, 그저 들어갈(入山) 뿐이다...

  지리산을 바라보며
  박경장
  

지리산을 바라보며


바라본다는 것은 바라보는 사물에 대해 어떤 바람을 갖고 본다는 말일 것이다. 처음 보는 사물은 그 낯설음에 절로 눈이 따라가게 되지만, 반복해서 보는 사물은 어떤 ‘바람’을 갖고 보게 된다. 사람의 경우도 반복해서 바라볼 때는 분명 그 사람에 대한 어떤 바람을 갖고 보게 된다. 해서, 지리산을 바라본다는 것은 지리산에 대한 어떤 바람을 갖고 바라보는 것이다.

지리산에 가는 사람들이 지리산을 바라보며 갖는 바람은 무엇일까? 우선 무엇을 바라보려면 대상의 규모에 따라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바라보는 대상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뒤로 물러나서 보아야 한다. 너무 가까우면 대상의 부분밖에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존경과 경외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큰 사람은 조금 떨어져서 보아야한다. 너무 가까이서 관찰하면 작은 부분만 크게 보여 정작 그 사람의 본 모습을 놓치기 쉽다. 지리산은 큰 산이다. 그 큰 산 밑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리산 사람들에게 지리산은 존경과 경외의 대상이다. 존경과 경외의 큰 산 지리산은 그러므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하는 산이다. 지리산 사람들이 존경과 경외의 대상으로 지리산을 바라보며 갖는 바람은 어쩌면 영원히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는 ‘적당한 거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적당한 거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온갖 길과 도로들로 존경과 경외감을 느끼며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는 ‘먼발치’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바라보는 거리가 좁혀질수록 지리산은 작고 낮아질 수밖에 없다. 쉽게 접근하고, 쉽게 오르는 아무나 갈 수 있는 산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나 갈 수 있는 산은 결국 누구도 갈 수 없는 산이 되고 말 것이다. 지리산은 동네 약수터 뒷산이 아니다. 지리산은 한민족의 염원과 소망을 높이 쌓고 동족 간에 흘린 피의 증오를 깊게 품으며 넓게 누워있는 민족의 산이다. 삼대가 내리 적선해야 오를 수 있다는 하늘 봉우리를 머리에 이고 있는 영산이다. 지리산이 점점 낮게 주저앉고 점점 작아져 눈과 발밑에 놓인다면, 지리산은 더 이상 바라볼 수 있는 산이 아니다. 바라볼 수 없는 산은 이미 지리산이 아니다. 바라볼 대상을 잃어버릴 때 자연히 바라보는 사람의 바람도 따라 없어질 것이다.

미국 소설가 나다니엘 호돈의 <큰 바위 얼굴>은 우리에게 바라봄의 의미를 생각케 해주는 소설이다. 마을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산에는 큰 바위얼굴을 한 바위가 있었다. 이 바위에는 장차 이 마을에 큰 바위얼굴처럼 지혜롭고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다. 이 마을에 어네스트라는 마음씨 고운 어린이가 살고 있었다. 집이 가난해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남에게 선을 베풀며 착하게 사는 아이다. 어네스트는 틈만 나면 큰 바위얼굴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기곤 했다.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큰 바위얼굴의 전설에서 예언한데로, 이 마을에서는 여러 명의 출세한 사람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큰 바위얼굴이 지니고 있는 지혜와 관용의 성품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성장한 어네스트도 어느 새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어느 날 백발노인이 된 어네스트가 마을 사람들에게 지혜의 덕담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한 시인이 그 옆을 지나가게 되었다. 석양이 백발노인 어네스트의 옆얼굴을 비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천사 같았다. 평화스러운 얼굴에는 지혜와 기쁨이 가득 넘쳐나고 있었다. 이 백발노인의 모습을 보고 감격한 시인은 "여러분, 여러분, 이것 보세요. 저 어네스트 노인이야 말로 큰 바위 얼굴과 꼭 같은 분입니다. 예언에서 말한 사람이 바로 저 어네스트입니다", 라고 소리쳤다. 시골 마을의 평범한 아이가 위대한 큰 바위 얼굴을 평생 동안 '바라보며' "나도 저런 얼굴의 소유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꿈으로 간직하고 성장하는 동안, 어느새 그 자신이 위대한 바위 얼굴의 소유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오랜 기간 동안 바라본다는 것은 자신도 바라보는 사물이나 사람처럼 그렇게 되고픈 바람을 갖고 보는 것이다. 지리산 사람들이 지리산을 바라보며 갖는 바람은 큰 바위얼굴처럼 자신들도 모르게 지리산을 닮아가는 것이다. 큰 바위얼굴이 깎여지거나 부서져 작은 바위가 되거나, 지리산이 낮아지고 주저앉아 뒷동산이 된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도 모두 작은 바위나 뒷동산을 닮아갈 것이다. 결국 큰 바위얼굴도 지리산도 바라보는 사람들을 닮아 깨지거나 낮아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낮아지기만 하는, 주저앉기만 하는 지리산을 다시 큰 산으로 일으켜 세울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다시 존경과 경외의 대상으로 지리산을 바라보아야 한다. 산이 점점 커지도록 먼발치’의 거리를 회복해야 한다. 사방팔방 고개를 가로지르고 허리를 관통하여 뚫어놓은 도로, 발치까지 파고들어온 숙박 위락시설, 봉우리에 케이블카까지 설치하겠다는 심사, 모두모두 메워버려야 한다. 지리산으로.



2009-02-25 12: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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