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츠 이스라엘 성지 순례기

  박경철 [ E-mail ]
  어딜 어떻게 가나... --;;
  

꿈에 부푼 성지 이스라엘 방문!!!

그러나, 막상 가려고 하니 막막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문제는 아무도 나를 안내해 주는 이 없이 모든 걸 혼자서 해결해야 할 형편이었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이라면, 개인 여행가방만 꾸리면 되겠지만, 혼자 가는 여행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야 했다.
모든게 막막했지만, 하나씩 풀어보기로 했다.

첫째, 어딜 가야하나? 난 우선 독일주재 이스라엘 영사관으로 편지를 보내 나의 사정을 간단히 알리면서 이스라엘 여행 정보를 구했다. 독일주재 이스라엘 영사관은 친절하게 필요한 정보들과 자료들을 빠르게 보내주었다. 제일 중요한건 우선 지도였다. 교통편과 숙박지 그리고 간단한 입국사항에 대한 안내등을 받았다.

내가 갈 곳이 어디일지, 선택의 결정을 위해 성서 고고학책과 최근 고고학 잡지들을 폈다. 이스라엘 고고학 발굴 현장을 찾아보는 일을 가장 값진 여행 일정으로 삼았다. 그리고 현재 고고학 발굴 현장에 대한 정보들은 최근 고고학 잡지들과 인터넷을 통해 얻었다(본인 홈페이지 성서 고고학 사이트 참고).
므깃도, 게젤, 하쪼르, 쿰란, 맛사다, 텔 단, 사마리아, 베텔, 길갈, 실로, 브엘세바, 블레셋의 도성들.... 갈 곳이 너무도 많았다.

여행지 선택은 여러 고고학 책들을 통해 얻어진 장소들로 이루어졌고, 그에 관련된 자료들을 모았다. 현재 이스라엘 지도도 중요했지만 아주 자세한 성서지도도 필요했다. 문제는 그런 성서지명의 장소와 현재 이스라엘 지명과 대조해 보는 일이었다. 유명한 곳들이야 대충 알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성서의 지명과 현재 지도에 나온 지명과는 다른 곳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 애를 먹었다. 예를들면, 북 이스라엘의 중앙 성소 였던 '세겜'을 현재 팔레스틴 사람들은 '나블루스'라고 부른다. 현재 지도에도 그렇게 나와있다. 그러니 '세겜'에 가겠다고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베드로의 그리스도 고백의 장소로 유명한 '가이사랴빌립보'는 현재 '반야스'라고 불리는 골란 고원 북단에 위치한 곳이다.
이스라엘 예정 방문지
난 현재의 지도에 하나씩 갈 곳들을 표시하고, 번호를 매겨가며 자료집을 만들어 나갔다. 선택된 장소들을 현 이스라엘 지도를 보며 빨간 색으로 선을 그어가며 여행의 일정을 잡아나갔다.

대충의 모습은 텔아비브에 도착해선 서해 지중해 연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동북방으로 움직여 요르단을 따라 내려와선 최 남단까지 내려 갔다가 올라 오면서 중부 광야 지역과 지중해 연안 블레셋 도성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일주일은 예루살렘에 머무르기로 했다. 이제 각 장소로 이동하는데 따르는 교통편과 숙박지들을 검토하는 일이 남겨졌다.

이 부분이 매우 어려웠었다. "사람 사는 곳인데..." 하고 그저 막연하게 생각하고 이스라엘을 가게되었을땐, 현지에서 난처한 일을 당할 수 밖에 없다. 갈 수 있는 곳들이 현 지도에 보이는 이스라엘 전역이 아니다. 일반 교통편을 이용해서는 요르단 서안지구와 가자 지구를 방문할 수가 없는건 당연하고, 이스라엘 북단 골란고원쪽으론 또한 갈 수가 없다. 그곳엔 여로보암이 금송아지를 세웠던 텔 단이 있는 곳인데 말이다.

여러 여행 정보 책들에선 혼자 배낭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를 찾기가 힘들었다. 헌 책방을 뒤져서 혼자 배낭을 매고 이스라엘을 갔던 한 독일인의 낡은 여행 책자를 구할 수 있었다.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긴 했지만, 거기 적힌 물건 값이 지금과 같을이 만무였고, 버스 번호가 여전히 유효할지도 의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교통편은 현지에 가서 해결하기로 했고, 이제 숙박지를 정하는 일이었다. 특히 안식일(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엔 교통편이 없으니 요일을 잘 보고 여행지 선정과 숙박지 선정을 고려해야 했다.

이스라엘 유스호스텔
모든 여행 안내 책자들마다 소개된 숱한 호텔들은 그림의 떡 일뿐, 내겐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다. 유스호스텔 주소들과 전화 번호들을 확인했고, 우선 당일 도착하는 날 텔아비브에 있는 유스호스텔에 편지를 보내 첫날 숙박지를 예약하는데에만 손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 다음은 현지에서 매번 움직일때마다 사전에 예약하기로 했다. 막상 알 수 없는 것들은 현지에서 해결하기로 해 놓으니 얼마나 돈이 들지 예산을 세우기가 막막했다. 하지만 어떡하나... 막상 닥치는데로 맡기기로 할 수 밖에....

그 다음으로는 일반 여행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었다. 이스라엘을 방문했었던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단체관광이라 혼자 배낭매고 떠나는 내게 실질적인 도움들을 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가장 소중하게 얻은 정보중 하나는, 필름은 독일서 사 가지고 가라는 것이었다. 한국과 비교하면 독일 역시 필름 값이 비싼데, 이스라엘은 독일보다도 몇배나 더 비싸다는 정보를 얻었다. 난 슬라이드 필름 10통을 구했다. 3월의 날씨는 이스라엘 여행에는 아주 좋다는 것도 알았다. 할인 받을 생각으로 학교 학생회에서 국제 학생증도 만들었다(나중에 현지에 가선 써먹지도 못했지만...)


아직 가보지도 않았지만, 내 여행 자료집은 이미 다녀온 모양으로 각 날짜별로 방문 장소의 온 갖 자료들로 가득채워져 있었다. 각 날짜별 첫장엔 오늘의 방문지에 대한 약도와 숙박지에 대한 전화번호등이 간략하게 적혀있었고, 당일 해야 할 일들이 짤막하게 쓰여졌다. 그리고 현장에서 메모할 수 있도록 빈 종이들이 끼어졌다.

다음은 여행 첫날 해야 할 일들이 적혀있던 메모다.

숙박지: 유스호스텔, 36 Bnei Dan Street, Tel. 03-5441748, Tel Aviv-Yafo, $20

그리곤 공항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메모도 굵은 글씨로 남겨 두었다.

내가 타고 갔던 이탈리아 항공사 전화번호를 확인할 것! 이는 나중에 돌아올 항공편 재확인을 위한 절차였다. 환전하라는 말도 적혔다. 이스라엘 전역 버스할인권인 Egged-Netzkarten을 구입할 것! 그리고 최신 여행 정보들을 구하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 세상에 아직 가지도 않은 마당에 자료집과 필요한 책들을 한데 모으니 옷 한 벌 여벌로 가져갈 수가 없을 정도로 이미 70리터 짜리 내 배낭이 가득채워졌다.....떠나는 날까지 갈 곳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는 성서를 읽고 읽었다. 그리고 관련된 학계의 고고학 논의들 또한 너무도 재미있게 읽혀지고 있었다....이제 남은건 현지에 가서의 일들뿐이다. 과연 어떻게 다가올지.....

2002-01-04 18: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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