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회 주일 설교 모음(주보용-요약)

  12월 11일: "어머니의 기도"
  박경철
  

본문: 구약 - 사무엘상 2:1-10; 신약 - 누가복음 1:46-55

제목: 어머니의 기도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 기간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그가 무엇을 해 주셨으면 좋을까요? 한 생명의 탄생을 가장 기다리는 이는 누구보다도 그 생명을 잉태한 어머니일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는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며 무엇을 기대했을까요?

오늘 읽은 신약성서본문은 이른바 ‘마리아 찬가’라고 불려지는 본문입니다. 마리아의 기도를 읽으면 한 어머니가 새로 태어날 한 아이에 대한 일반적인 한 어머니의 바램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마리아는 예수 탄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그것은 곧 이 땅에 한 맺혀 살아가던 이들의 간절한 바램을 적고 있는 것으로, 한 어머니의 기도가 아니라, 당시 팔레스틴 모든 어머니들, 한 맺힌 모든 민중들의 바램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단지 마리아 한 어머니의 아들만이 아니라, 온 인류의 아들이요, 희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노래와 매우 유사한 것이 오늘 읽은 구약성서 한나의 노래입니다. 임신할 수 없었던 한나는 하나님께로부터 사무엘을 얻었고 그를 하나님께 바치며 부른 노래입니다. 사무엘은 이스라엘에 왕(사울)을 세운 인물입니다. 왕이 없던 이스라엘에 새로운 왕이 나타나 그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노래입니다. 한나의 노래 역시, 마리아의 노래에서 본 것 같이, 한 어머니의 기도가 아니라, 당시 이스라엘의 모든 한 맺힌 자들의 바램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평화의 왕이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를 바라는 마리아의 노래와, 왕이 없던 이스라엘에 새로운 통치자가 나타나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를 바라는 모든 민중들의 노래가 생명을 잉태하고, 모든 산고를 이기고 이 땅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생명 탄생을 찬미하는 온 땅의 어머니들의 기도인 것이지요.

12월 12일이면, 이 땅에 ‘민주화가족실천협의회’가 결성된 지 만 20년이 됩니다. ‘민가협’이라 불리는 이 단체는 우리들에게 ‘민가협 어머니들’이라는 호칭으로 더 친근합니다. 이 땅에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싸우다 구속된 자신의 아들, 딸들을 쫒아 다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어머니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아들, 딸만을 위한 어머니가 아니라, 이 땅의 모든 고난 받는 이들의 어머니들이 되었습니다. ‘민가협’ 어머니들을 보면서 저는 오늘 우리가 읽은 마리아와 한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대림절 기간에 예수님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가 또 다른 마리아, 한나의 모습으로 이 땅에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위한 이 땅의 모든 고난받는 자들의 어머니가 되어 기도 드리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대림절을 예수님을 기다리는 절기라고만 인식합니다. 그러나 오늘 마리아와 한나의 모습을 통해서 단지 기다림의 대림절이 아니라, 사무엘을 낳고, 예수를 낳았던 한나와 마리아가 되어보기를 희망합니다. 이는 이 땅에 새로운 생명의 세상을 꿈꾸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낳는 이 땅의 어머니들이 되어 보자는 것입니다. 예수를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예수를 해산하자는 것이지요. 생명, 평화의 세상을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오늘 나의 산고를 통해 이 땅에 정의와 평화의 생명을 태어나게 하자는 것입니다.
2005-12-20 11: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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