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회 주일 설교 모음(주보용-요약)

  12월 18일: "베들레헴과 예루살렘
  박경철
  

본문: 구약 - 출애굽기 6:1-8; 신약 - 마태복음 16:21-24

제목: 베들레헴과 예루살렘

대림절 마지막 4번째 촛불에 불을 밝혔습니다. 다음주 성탄절에는 이 땅에 진리와 평화의 빛으로 오신 주님의 촛불을 하나 더 밝힐 것입니다. 성탄이 되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한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의 베들레헴입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 마굿간에 예수탄생교회가 세워졌고, 이 교회에서 드리는 성탄절 예배는 위성을 타고 전세계로 방영됩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객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리는 베들레헴 교회를 순례일정에 빼놓지 않습니다.

이 땅에 구세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주님의 몸된 교회가 세워졌기에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을 떠올리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교회가 베들레헴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에 세워진 의미를 성탄을 맞이하며 새롭게 음미해 보고자 합니다. 베들레헴이 예수 탄생지라면, 예루살렘은 그가 죽임을 당한 곳입니다. 교회의 시작은 주님의 부활이후 예루살렘에서 나타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주님은 친히 당신이 '성전 '이 되심을 나타내시기 위하여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켜 그것을 헐고 3일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 2:21). 교회(성전)의 근거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근거한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잘아는 베드로의 '그리스도 고백'(마 16:16)에 대해 주님은 그의 이름(반석)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성서본문을 근거로 많은 이들이 교회의 정의를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는 무리들의 모임'이라고 합니다. 잘못된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주님의 교회설립의 말씀 그 뒤에 나오는 오늘 우리가 읽은 신약 성서본문의 의미를 교회가 바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고백과 주님의 교회 발언 이후, 그때부터 예수는 자신의 십자가 사건을 예시하게 됩니다. 베드로가 그 일을 막아서자 교회 설립의 근거지였던 베들로가 '사단'으로 정죄받게 됩니다. 그리고 제자도의 본분인 "누구든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예수를 가리켜 그리스도라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고 고백하며 모이는 오늘날 수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있지만, 그들이 십자가를 지고 예수의 길을 따르지 않는다면, 주님의 교회로서의 본 모습을 잃어버린 것이며, '사단'이라고 정죄받아야 한다는 것과 다름아닙니다.

예수가 이 땅에 구세주로 오심을 기뻐하고 찬송하며 베들레헴에만 머물러 있다면 그곳에 주님의 교회가 세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베들레헴에 구세주로 오신 예수를 맞이한 성도들은 이제 발길을 예루살렘으로 옮겨야 합니다.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고난받는 자들과 연대하지 않고 성탄 축하 파티만 화려하게 하고 있다면, 그것은 순간의 베들레헴 교회는 될 지 모르지만 십자가와 부활, 그리고 성령강림으로 이어지는 주님의 교회가 아닙니다.

구약성서는 성전이 세워지는 그 근거로 '야훼의 이름'을 두시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삼하 7:13; 왕상 3:2; 5:3; 8:17-20,29,43; 대하 6:6-9; 참고 신 12:5,11,21; 14:23-24; 16:2,6,11). 하나님의 이름 '야훼'가 나타나고 만나는 곳이 곧 성전이며 교회입니다. 구약성서는 이 야훼의 이름이 처음으로 나타난 곳이 어디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본문이 곧 모세가 시내산 가시떨기나무 불 가운데서 사명을 맏게 되는 장면입니다(출 3:14-15; 6:15). '야훼' 이름으로 처음 나타난다고 하는 본문의 의미는 고난받는 히브리 백성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시고 그들을 해방하기 위해 모세를 부르시는 장면입니다. 교회에 하나님의 이름이 나타나고 교인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마주 대할 수 있는 곳으로서의 '교회'는 곧 고난받는 이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제단에 가시떨기나무가 올려지게 된 의미가 여기 있습니다.

'성전'이 예루살렘 특정장소와 연결된 근본 동인은 무엇보다도 아브라함의 이삭 번제 사건과 관련됩니다. 하나님이 제시한 장소, ‘모리아산’에서의 아들 희생의 번제 지시는(창 22:2), 훗날 솔로몬이 ‘모리아산’에서 ‘성전’을 건축하게 되는 것(대하 3:1)과 연결됩니다. 구약성서 전체에서 ‘모리아’ 지명이 언급된 곳은 오직 이 두 곳밖에 없습니다. 창세기 22장은 흔히 아브라함의 믿음에 대한 하나님의 시험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 성서본문은 창 22장에서 하나님의 ‘신명(神名)’을 매우 의도적으로 대립하여 쓰고 있습니다. 곧 아브라함에게 아들의 희생제사를 지시하는 신의 이름은 ‘엘로힘’으로 등장하고, 이삭의 희생(죽임)을 막아서는 이가 곧 ‘야훼’입니다. ‘야훼’라는 신명의 등장은 어린이 희생제사를 막으면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이는 당시 이스라엘 뿐 아니라 고대근동에 널리 퍼져있던 어린이 희생제사(왕하 23:10)에 대한 야훼 신앙의 절대 반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죽임'이 아닌 생명 '살림'에 나타난 야훼 이름 계시의 장소가 야훼의 이름을 두시기 위한 성전 건축의 장소, 야훼 임재의 신학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점에 오늘날 교회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제단위에 아브라함의 번제단이 올려지게 된 상징적 의미가 여기 있습니다.

교회는 생명 살림의 장소여야 합니다. 역으로 죽임을 물리치고 생명 살림의 장소에 교회가 세워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곧 십자가와 부활에 근거해 세워지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설 위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성탄을 맞이하며 우리가 가야 할 발걸음이 베들레헴에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이어야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가 있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축하 파티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2005-12-28 10: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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