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회 주일 설교 모음(주보용-요약)

  1월29일: 설날과 유월절
  박경철
  

1월29일-주현절 넷째주일-민속주일

본문: 구약 - 여호수아 5:10-15; 신약 - 고린도전서 5:7-8

제목: “설날과 유월절

올해는 민족의 고유명절인 설날이 오늘 주일입니다. 예전 같으면 하필이면 공휴일이 주일에 끼었냐고 불만스러울 텐데, 올해는 주일이 설이 되어서 고향과 부모님을 찾은 옛 교회 식구들과 함께 설맞이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게 되어 기쁘네요.

새해 되어 벌써 한 달을 다 지났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우리 고유의 민속절기인 오늘 설이 되어야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우리나라에서 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민족의 대이동일 것입니다. 설을 맞이하면서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게 전국의 고속도로 상황이라는 것을 보면, 언제부턴가 하나가 되어버린 설과 민족 대이동은 어쩌면 아주 훗날, 설날의 고유한 세시풍속의 하나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생기는 이 민족 대이동의 중심은 온 가족이 고향에 모두 모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특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향이 없어지면, 어떨까요? 고향이 없어진다는 것은, 고향에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고향에 부모님이 안계시면 설에 고향 방문하는 일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고향을 지키시는 부모님들이 계시기에 민족대이동이라는 것을 볼 수 있지만, 그러나 점차 고령화되어가는 농촌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어쩌면 빠르면 10년, 20년 후부터 우리의 설 문화의 모습은 어쩌면 매우 달라질 지도 모릅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고향을 찾아가는 설날의 민족대이동은 점차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온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이는 이 기쁜 날이 설날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고향과 부모님을 떠났던 이들이 모두 한 자리에 앉는 때입니다. 가족, 형제, 친지들 뿐 아니라, 고향 이웃들, 옛 고향 선,후배, 친구들과의 오랜만의 해후가 만들어 내는 것이 설날의 가장 의미 있는 모습들 일 것입니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에 온 가족이 함께 모인다는 것, 부모님께로 모이는 것, 고향으로 모이는 것의 의미를 성서를 통해 기독인의 설날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명절이 생겨난 그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절기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서 부터입니다. 애굽을 탈출하여 광야유랑기를 거쳐, 조상들에게 약속했던 땅에 들어가면서 부터이지요. 곧 조상들과 맺은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면서 부터이고, 그 처음 절기가 유월절입니다. 이스라엘은 유월절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성서 본문인 여호수아서는 요단강을 건너 처음으로 가나안 땅을 밟은 그 이후, 곧 여리고 평지에서 제일 먼저 행한 것이 곧 유월절 절기 였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유월절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새해의 처음이 되었다는 것은, 이 날이 곧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과 해방의 날이요, 모든 생명의 시작이 되었기에 이제 앞으로 지나게 될 한 해의 시작은 온전히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로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유월절 절기를 시작한 것이 가나안 땅에서입니다.

조상들과 맺은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주어진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지킨 첫 유월절의 의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진 삶의 터전은 비록 그들이 태어난 고향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조상들과 맺으신 하나님의 약속의 은혜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든 것은 온전히 생명의 주인이 되신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여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했던 것입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갔던 이스라엘은 유월절 절기를 처음으로 지키면서 그 땅의 첫 수확을 거두어 먹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때에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가 그쳤다고 말합니다. 이제는 저들이 살아가는 땅에서 땀을 흘리고 얻은 수확을 먹었지만, 저들은 무교병을 먹었습니다. 애굽에서 탈출해 나오던 그때를 기념하는 고난의 떡을 먹은 것이지요. 가나안땅에 들어가 처음 먹은 것이 무교병이란 것은 비록 저들이 이제 광야를 벗어나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었지만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잊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고향을 떠나 곳곳에서 땀흘려 각자의 수확을 얻어도, 옛 구원의 하나님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의미를 되살리는 것이지요. 이것이 오늘 설을 맞이하며 유월절을 기념했던 이스라엘을 떠올리는 의미입니다. 특히 유월절을 지킨 다음 주의 천사가 여호수아를 찾아와, 옛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처음 만나 하셨던 말씀을 다시 반복합니다.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신발을 벗으라"는 것이지요. 새로운 땅에 들어가 첫 유월절을 지키며 조상들에게 약속했던 땅에서 살아갈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곧 이 땅이 거룩한 땅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농촌을 바라봅시다. 우리의 조상들이 땀흘려 가꾸며 살아왔던 이 땅, 그러나 이제 모두들 떠나가는 땅, 더 이상 희망도 보이지 않는 땅, 그러나 설을 맞이하여 고향을 찾아와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이 땅, 우리가 이 땅을 주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오늘 나를 있게 하셨던 조상들과 맺으신 하나님의 은혜와 약속을 떠올리며, 거룩한 땅임을 바라보고 나의 신발을 벗을 수 있는 땅이 되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신약의 말씀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하신 말씀입니다. 곧 너희는 누룩이 없는 자라고 말합니다. 이는 세상 사람들과 다르다는 표현이지요. 세상에서는 모든 것을 부풀려 살려고 합니다. 누룩을 넣어 부풀리려는 데에 온 정신을 팔고 살지요. 그런데 하나님의 백성들은 누룩 없는 떡을 먹었던 이스라엘 처럼, 출애굽 구원 사건을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 이스라엘 백성과 같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묵은 누룩을 벗으라고 말합니다. 곧 예수께서 유월절 어린양으로 희생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으로도 말고 악하고 악의에 찬 누룩으로도 말고 누룩이 없이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떡으로 하자”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새로운 삶을 살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순전하고 진실한 이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단지 유월절을 지키며 묵은 누룩을 먹었다고 해서 하나님의 구원받은 백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묵은 누룩이란 외형적으로 일상적으로 반복하며 지키는 유월절의 의미가 아니라, 유월절 어린양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사는 순전한 삶을 살라는 것이지요. 우리 안에 진실함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것이, 새로이 지킬 한 해의 시작이었던 이스라엘의 유월절이었다면, 이제 오늘 우리가 주님 안에서 새로운 삶을 계획하며, 우리 조상들에게 주신 땅에 찾아와, 하나님의 옛 약속과 은혜를 되새기며 유월절 어린양이 되신 주님의 은혜와 뜻 가운데 온전하고 진실함으로 살아가는 진정 복 받는 설날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2006-02-06 10:23:01



   

관리자로그인~~ 전체 81개 - 현재 3/6 쪽
번호
제목
이름
파일
날짜
조회
51
박경철
2006-04-01
2780
50
박경철
2006-03-18
2355
49
박경철
2006-03-12
2609
48
박경철
2006-03-11
2509
47
박경철
2006-03-03
2224
46
박경철
2006-02-18
2149
45
박경철
2006-02-06
4469
박경철
2006-02-06
2613
43
박경철
2006-02-04
2307
42
박경철
첨부화일 : 나비.jpg (70737 Bytes)
2006-01-27
4475
41
박경철
2006-01-21
1967
40
박경철
2006-01-15
2404
39
박경철
2006-01-03
3093
38
박경철
2005-12-28
3030
37
박경철
2005-12-20
2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