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회 주일 설교 모음(주보용-요약)

  2월 26일: 천국회비-주현절 여덟째주일
  박경철
  

2월 26일 주현절 여덟째주일

본문: 구약: 창세기 22:11-18; 신약: 사도행전 4:32-35

제목: 천국 회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각자의 취향도 다를 테니 좋아하는 것도 다양할 것입니다. 그리고 각자가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다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갖기를 희망하지만 더 좋아하는 것은 그것을 공짜로 갖기를 더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혼자 살 수 없어 여럿이 함께 모여살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서로 모이려고 하고, 각자 좋아하는 모임들을 만들고 또 그 모임에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각자 좋아하는 어느 모임에 가입하여 회원이 되고자 할 때, 그 모임의 단결과 구속력을 위하여 회비들을 냅니다. 돈 내는 거 좋아하는 사람 없지만, 그 모임이 자기에게 유익하다고 여기면 비록 회비가 있다고 해도 기꺼이 냅니다.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속성에 따라 회비가 없는 모임은 어떨까요? 모든 모임들을 보면 회비가 없는 모임들이 잘 꾸려지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공짜를 좋아하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이지만, 회비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모임이 더 잘된다고 합니다.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세금 내는 것을, 더군다나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사회복지가 잘 된 나라이면 나라일수록 세금을 많이 냅니다.
교회는 무엇입니까? 교회라는 헬라어 ‘에클레시아’ 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밖으로’(엨크) ‘불러’(클레오) 따로 구별한 성도들의 모임입니다. 그러면 이 모임에 들기 위해 회비란 있을까요? 회비는 얼마정도일까요? 교회 다니면서 무슨 회비? 라고 묻는 분들이 있을 수 있고, 전도하다보면, 교회 다니려면 회비내야 하니까 부담돼서 못 간다고들 합니다. 교회 헌금을 갖고 하는 말이겠지요. 교회 헌금은 회비가 아닙니다. 헌금은 성도들의 강제적 규제가 아니라, 은혜 받은 자발적 헌물이지요. 내라고 해서 내는 게 아니라, 기뻐서 내고, 감사해서 내는 것이지요. 성도의 십일조 생활은 강제인가요? 강제적입니다. 성서는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내지 않으면 하나님의 것을 훔친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이는 반드시 내야하는 의무입니다. 그런데 이 십일조의 강제의무는 억지로 내야만 하는 그런 강제적 의무가 아닙니다. 십일조의 강제성은 소득의 전체인 ‘십’이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것임을 인정하는 강제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소득의 십분의 일 만이 하나님의 것이 아니라, 내가 얻은 이 모든 소득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고, 그 소득의 시작이 되었던 그 처음인 ‘일’을 하나님께 상징적으로 드리는 믿음에 따른 감사의 예표입니다. 내 것으로 여기지 않고 하나님의 것으로 여기는 믿음의 요구가 곧 강제적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강제적 의무 규정으로서의 십일조 생활은 은혜에 대한 기쁨과 감사의 생활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기쁘고 감사하며 살는 것이 곧 의무입니다. 그래서 성서가 말하는 교인, 성도,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실 십분의 일이 아니라 십분의 십입니다. 곧 너희의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이지요.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르실 때, 너희 모든 것을 내어 던지고 나를 따라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 하나님의 자녀로 산다는 것,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얼마간의 회비조로 헌금생활을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전체를 드린다는 데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 중 얼마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모든 것, 내 목숨까지 내어 놓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성도의 회비는 ‘십일조’가 아니라, ‘십의 십’인 곧 십자가의 삶입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의 많은 모임들에서는 회비를 가장 많이 내는 사람이 우두머리가 되지요. 주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대주주가 되어 회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면 교회의 장은 누가 됩니까? 헌금을, 십일조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일까요? 십자가를 가장 많이 지는 사람입니다. 또 그런 사람은 사실 남보다 위에 서려고 하지 않지요. 십자가의 삶은 나눔과 섬김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나눔과 섬김의 삶은 강제적 노동의 의무가 아니라, 받은 은혜의 감사로 나오는 것이지요.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성서 본문은 우리가 잘 아는 아브라함이 외아들 이삭을 제물로 받치는 장면입니다. 이 이야기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사실 가장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선택하고 그로 하여금 만민의 조상이 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그의 후손이 밤하늘의 별같이 바닷가의 모래같이 많아질 것임을 약속하였습니다. 그 하나님의 약속으로 백세에 얻은 아들이 이삭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더욱이 하나님 자신이 약속한 만민의 조상이 될 그 씨앗을 없앤다니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지요.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땅과 자손의 약속을 하신 후, 그를 시험하기 위해 그랬다고 합니다. 무엇을 시험하겠다는 겁니까? 네가 가장 아끼는 그것, 아니 하나님의 위대한 약속까지도 하나님 앞에 받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우리 본문에는 ‘아끼는’ 이라고 나왔지만, 창 22:12절 히브리어 성서 원문을 보면 이렇습니다.
“키 앗타 야다티(진정 이제 내가 알았다)
키-예레 엘로힘 아타(곧, 네가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베로 하사크타 에트-비느카 에트-예히드카 밈멘니(그리고 네가 너의 외아들을 나로부터 숨기지 않았다는 것을)“
여기 나오는 ‘아끼는’ 이라는 ‘하사크’라는 말은 ‘숨기다’, ‘뒤로 감추다’, ‘해치지 않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감추지 않았다는 말이지요. 특히 ‘나로부터’ 숨기지 않았다는 말은 그 아들이 곧 나에게, 하나님에게 속해 있다는 말이지요. 하나님의 것을 네 것이라고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약속과 은혜의 선물인 이삭은 아브라함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말하는 것이고, 이를 하나님 앞에서 네 것으로 여기고 감추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 받은 약속의 은혜의 선물을 나의 것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심을 받은 은혜는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의 은혜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를 향하여 우리가 받은 이 놀라운 십자가의 은혜 그 뒤편으로 숨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네가 받은 그 십자가의 은혜를 이제 네가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합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나의 것으로 여기고 감추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임을 믿고 삽자가를 지고 세상 앞으로 나아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신약성서 본문은 초대교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활하신 주께서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을 받은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은 자신의 것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가 서로 나누고 섬김으로 주님의 은혜를 누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 땅에 처음 세워진 교회의 본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교회에 내는 헌금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지요. 그리고 이 은혜를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그리스도의 한 몸 공동체를 모두 함께 건강하게 이루어 나가도록, 우리 모두 한 몸 교회 공동체가 함께 먹고 더불어 살자는 것이지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는 나의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주님의 몸 된 교회 앞에, 이웃과 세상 앞에 기쁨과 감사, 나눔과 섬김으로 내어 놓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성도들이 내어 놓아야 하는 천국의 회비인 것이지요.
2006-03-11 08:49:37



   

관리자로그인~~ 전체 81개 - 현재 3/6 쪽
번호
제목
이름
파일
날짜
조회
51
박경철
2006-04-01
2802
50
박경철
2006-03-18
2377
49
박경철
2006-03-12
2635
박경철
2006-03-11
2535
47
박경철
2006-03-03
2253
46
박경철
2006-02-18
2171
45
박경철
2006-02-06
4503
44
박경철
2006-02-06
2642
43
박경철
2006-02-04
2333
42
박경철
첨부화일 : 나비.jpg (70737 Bytes)
2006-01-27
4513
41
박경철
2006-01-21
1985
40
박경철
2006-01-15
2425
39
박경철
2006-01-03
3119
38
박경철
2005-12-28
3063
37
박경철
2005-12-20
2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