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회 주일 설교 모음(주보용-요약)

  3월 12일, 천국에 갖고 갈 수 없는 것-사순절 둘째주일
  박경철
  

✞ 지난 주 말씀(3월12일: 사순절 둘째주일)
본문: 구약: 전도서 5:13-20, 신약: 마가복음 10:17-22
제목: "천국에 갖고 갈 수 없는 것“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가장 많이 하고 들었던 말이 “예수 천당”이었을 것입니다. 기독교는 천국의 종교라는 말이지요. 천당, 천국이라는 말이 ‘하늘나라’인데, ‘예수 믿고 천당 간다’는 말은 살아서 이 땅에서 예수 믿으면 죽어서 하늘나라 간다는 것으로 전해진 것입니다. 이 말만 들으면 기독교는 내세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복음의 중심인 듯 합니다. 예수 믿고 천당 간다는 말이 가장 좋은 복음이라고 전하지만, 실상 지금 당장 천당에 갈 사람 손을 들어 보라고 하면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천국이라고 할지라도 지금은 가고 싶지 않은 겁니다. 천당은 죽어서 가는 곳이기에, 지금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지요. 가장 좋은 곳이면서도 그 가장 좋은 곳에 지금 가고 싶지 않다면, “예수 천당”이라고 외쳐왔던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복음이라고 여겼던 것에 분명 문제가 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진정 복음이라 함은 지금 나의 삶을 변화 시켜야 하는 것이지요. 내가 걷고 있던 길을 되돌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천국’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예수 믿고 천당 간다’는 말은, 예수를 믿고 지금까지는 나의 뜻대로 살았던 삶을 이제는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살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 천당’이 복음이 될 수 있으려면, 지금 여기, 내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곧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처럼,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사람이 이 땅에서 빈부의 차이가 있어도, 결국 죽으면, 모두가 똑 같다고 말합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간다고 하지요. 그러니 죽어서 가는 천국이라면, 그곳에 갖고 갈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천국이 곧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이 땅이라고 한다면, 이 땅에 사는 동안, 천국인 이 하나님의 나라가가 이루어지는 여기서 우리가 갖고 살아갈 수 없는 게 무엇일까요?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성서 전도서 본문은, 이 땅에서 재물로 인한 폐해를 지적합니다. 전도자 역시 빈손으로 왔으니 죽으면 아무것도 갖고 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는 이 땅에서의 재물 그 자체가 해가 아니라, 재물로 인해 즐거움을 얻지 못함을 가리켜 해라고 말합니다. 재물과 부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인데, 이로 인해 ‘수고하고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5:19)이라고 말합니다. 전도자는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덧없는 인생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이 땅에 살아가면서 우리 손에 쥐어진 것으로 인해, 일평생을 ‘근심과 질병과 분노’(17절)로 살아가지 말고, 함께 나누고, 제 몫을 받아 그 수고함으로 함께 더불어 즐거워하는 삶인 것이지요. 이것이 하나님이 이 땅에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라면, 우리가 천국인 이 땅에서 갖고 살아 갈 수 없는 것은, 시기와 질투, 미움과 싸움을 조장하는 부의 욕심일 것입니다. 수고함이 즐거움의 나눔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이 땅에서 천국의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신약성서 말씀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한 부자와 예수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한 부자는 예수께 와서, 영생의 길을 묻습니다. 곧 우리가 늘 들어왔던 ‘예수 믿고 천당’의 핵심 질문을 한 것이지요. 예수는 성경에서 말한 하나님의 법을 말해줍니다. 그러지 그 부자는 그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다 행했다고 말합니다. 영생의 길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자격을 갖춘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에게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곧 그의 모든 재산을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것이었지요. 그러고 나서 예수를 따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 고로 예수의 말씀으로 인해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돌아갔습니다. 마치 전도서의 말씀처럼, 그에게는 재물이 그에게는 근심거리가 되었습니다. 재물은 나눔으로 인한 즐거움이 되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선물이어야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천국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입니까? 지금 이 땅에서 오늘 우리가 천국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받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영생의 길이 무엇입니까? 천국에 가는 길, 천국에 가기 위한 천국의 열쇠는 무엇인가요? 무엇을 갖고 있어야 천국에 가느냐가 아니라, 실은 무엇을 갖고서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는가의 문제입니다. 즉 오늘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기 위해서 우리가 손에 쥐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일까요? 지금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그것입니다. 본무에 나오는 부자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영생’을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중요한 영생을 위해서는 그의 재물을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갖고 있는 재물이 영생보다 더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입니까? 예수 믿고 천당 가는 것 아닌가요? 지금 여기서 하나님의 나라에 살아가는 것 아닌가요? 그러나 우리는 어쩌면 입으로는 천당을 말하면서도 끝내 내가 버릴 수 없는, 포기 할 수 없는, 천국 보다, 하나님 나라 보다 더 소중한 그 무언가를 꼭 부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천국에 갖고 갈 수 없는 것은 천국 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바로 그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길은, 천국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던 나의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내 것을 포기하는 것은, 그냥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내 것을 누군가 간절히 갖기를 소망하는 이에게 나누어 주는 일이지요. 가난한 자들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듯이 말입니다. 천국은 내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을 나누는 데 있지요. 천국은 소유가 아니라, 나눔이지요. 천국이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천국은 내 뜻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는 자신의 뜻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결국 자신의 생명을 나눔으로 오늘 우리에게 천국의 본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그 예수가 오늘 우리에게 가진 것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고 자기를 따르라고 말하십니다.
2006-03-18 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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