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회 주일 설교 모음(주보용-요약)

  8월 27일-성령강림절 열두째주일: "나 돌아갈 곳"
  박경철
  

✞ 8월 27일-성령강림절 열두째주일
제목: “나 돌아 갈 곳”
성경: 구약 창세기 35:1-7; 신약: 마가복음 16:5-7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진정 자기가 누리고 있는 행복을 잘 모르고 살 때가 흔히 있습니다. 하루의 고된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돌아가는 길에서 내가 돌아갈 곳, 집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해 가면서 모두들 바쁘게 자기들의 길을 걷고 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바쁜 길을 항상 걸어갈 수 만은 없지요. 언젠가는 멈추어야 하고 쉬어야 합니다. 쉴 수 있는 곳, 저녁이면 돌아 갈 수 있는 곳이 있기에 아침에 하루의 바쁜 여정의 짐을 챙기며 집을 나서는 것이겠지요. 밤이면 다시 돌아 올 가정이 평안해야 아침에 일터로 나가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습니다. “나 돌아올 곳”을 분명히 알고 살아가는 삶, “나 돌아올 곳”의 안식처를 평안하고 행복이 넘치는 곳으로 만드는 삶이 가장 중요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나 돌아올 곳”을 점점 잊고 살아가지는 않는 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지구촌은 점점 더 빨라지고 좁아지는 것 같지만, 우리가 태어나 살아온 생명의 땅, 우리의 고향, 농촌은 점점 더 힘들어져 가고 있습니다. 농촌을 떠나는 이들, 점점 더 황폐해져가는 농촌, 이러다 ‘농촌’은 다시 ‘나 돌아갈 곳’으로서의 모습을 영영 잊혀질 지 모릅니다.
시인 백석은 ‘고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고향              - 백 석 -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平安道) 정주(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 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 씨(氏)를 아느냐 한즉
위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위원은 또 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나 돌아갈 곳’에 대해 성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까요? 기독교인의 고향, ‘돌아갈 곳’은 죽어서 가는 ‘하늘나라’ 천당일까요? 저 하늘만 쳐다보며 살아가라고 성서는 말할까요? 이스라엘의 조상들은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지요. 그 중에 대표적인 이가 훗날 ‘이스라엘’이 되었던 ‘야곱’입니다. 고향, 가족의 품을 떠난 야곱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마나게 되고 그곳에 ‘하나님의 집’(베텔)을 세우게 되지요. 그곳에서 야곱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될 것임을, 그때까지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실 것이라는 약속을 받게 됩니다. 훗날 부자가 된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가다 원수로, 반목과 불신으로 살았던 형 ‘에서’와의 용서와 화해의 눈물겨운 상봉이 이루어집니다. 그는 고향으로 곧장 돌아가지 않고 가나안 지역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딸 디나와 세겜의 일로 인해 이스라엘과 이방 민족간에 대 살육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 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명하신 말씀이 “베텔로 올라가라”는 오늘 읽은 창세기 35장의 말씀입니다. 야곱이 다시 가야할 곳은 하나님과 처음 만났던 곳, 하늘의 약속을 받았던 곳이었지요. 야곱은 집안 식구들 모두를 불러놓고 ‘너희의 모든 이방신들을 제하여 버리고 베텔로 올라가자’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이방신들에 대한 모습은 모든 부의 치장들을 제하여 버리는 것이었고 옷을 바꾸어 입으라고 말합니다. 환난날에 만났던 곳, 베텔로의 귀환! 이는 하나님을 잊고 부로 치장했던 모든 삶들을 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오늘 우리가 돌아갈 고향, 지켜내야 할 고향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믿음을 키워냈던 고향 농촌 교회로의 회귀입니다. 돈과 부의 상징인 도시로만 치달려 갔던 우리들의 발걸음을 멈추고 옷을 갈아입는 것이지요. 생명의 땅으로, 하나님과 첫사랑 신앙의 고향 교회로의 회귀입니다.

오늘 읽은 신약성경 마가복음은 그 처음과 끝이 ‘갈릴리’라는 지명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은 예수의 탄생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단지 갈릴리에 나타나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고 전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부활하신 후 천사의 입을 통해 제자들에게 알리라는 말씀은 예수가 부활하여 그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갔으니 거기서 제자들을 다시 만나자는 것입니다. 이는 무엇을 말합니까? 갈릴리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시작점입니다. 그의 십자가 사건으로 이 운동은 그치지 않았으며, 부활은 곡 그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지속을 의미합니다.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것, 거기서 다시 만나 하나님 나라 운동을 지속하자는 것이지요. 예수가 자기가 태어났던 베들레헴으로, 또는 그가 자라났던 나사렛으로 돌아가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돌아갈 곳은 돌아가 다시 해야 할 하나님 나라 운동의 시작점인 것이지요.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곧 회개와 생명 운동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운동과 맞물려 있지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으로의 회귀, 폭력으로 얼룩져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했’던 그리하여 대홍수의 심판이 있고, 모든 생명들과 맺었던 생명의 언약, 다시는 생명의 땅에 생명의 피를 흘리지 못하게 했던 것이지요. 이를 위해 예수는 직접 자신이 생명을 유월절의 어린양의 희생의 피를 흘렸던 것이지요.

오늘 우리가 ‘돌아갈 곳’은 단지 우리가 태어난 고향, 농촌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의 땅으로의 돌아섬이지요. 그리고 생명의 땅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 땅을 지켜내고 생명을 가꾸는 일이지요. 하나님의 창조영성을 잃어가는 도시인들에게 이 하나님의 창조생명의 영성을 전해야 할 사명이 오늘 우리 농촌교회에 있는 것입니다. 다음 주는 우리 교회 창립 86주년기념주일입니다. 고향교회 방문의 날(Home Coming Day)로 정했지요. 나가 있는 식구들을 초청하는 마음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생명의 기(氣)를 불어 넣어 주려는 것입니다.
2006-09-02 10: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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